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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고등학교 때... 정확히 고2와 고3을 걸치려 할때 쯤인것 같다.
자러간건지 먹으러 간건지 아님 친구놈들과 수다를 떨러 간건지 모를 목적으로 독서실을 한참 다닐 때의 일이다.
같은 독서실에 다니기에 어떻게 저떻게 알게된 대학생 형이 짤막히 해주셨던 ...
푸념에서 나온 말인지 아님 평소 철학에서 나온 말인지 모를 그형의 질문이 지금까지도 머리속에 남아있다.

햇빛에 아주 눈이 부신날- 자신의 그림자를 본 기억이 있냐고.

이후로 분명히 보았다.
의식이 되었기에 아주 자주 보았다.
그래도 모자란 걸까?

그 질문은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그저...
이미 어른이 된 그들의 "아이고 허리야" 수준에서 나오는 입에 붙은 말이겠거니 했다.

분명하게 떠올려 보려하지만 흐릿한...
그렇게 떠오르는 언제, 어디에서 본것인지 모를 내 그림자는...
요 몇해 중 여름에 보았던 것스럽기도 하고
그때 그 당시 고등학생때 본것이라 해도 어울리고
하물며, 그 고등학생때 떠올리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기도 하며
내 기억이 시작되었던 때라 믿고 있는 네살적 외할머니댁 동네의 것으로 맞추어도 어울린다.

방금 보았을지라도-
기억하려하면 아득하다.

떠올려 봐도 분명치 않다.

나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호기심 가득히 사물을 보는 충실함으로-
하나를 생각할 때 다른 모든 생각을 비울수 있던 때에 보았던-
오만가지 여유로 따사롭고 온화한 색상의 햇빛에 자리잡고 있던 그 그림자만 기억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