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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정의 당하다

바로 어제 나는 페북인을 분류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근데... 왜 그랬을까? 싶다.ㅡ.ㅡ;

떠오른 생각중 하나가... 나도 꽤 고리타분해졌구나. 그리 좋은 생각을 가진 넘은 아니구나~로 몰아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르겠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이유가 뭘까?

바로, 분류하고 정의했기 때문이다.

분류하고 정의하는게 어때서?

보통은 (원초적으로?) '모르는 것' 혹은 '예측하기 힘든 것'에 두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파악해야 한다. 최소한 예측이 가능한 쪽으로 혹은 제어 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파악할수록 안심이 되는 것이다.


X세대.


한때 유행이었던 말이다.

구세대들의 눈에 행동과 생각하는 수준을 예측하고 파악하기가 힘들었던 다음 세대의 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예측이 힘든 그들도 결국 '정의' 함으로써 제어가 가능해졌다.

무슨 말이냐고?


조금만 더 풀어보자.


나는 X세대에 포함되어져 버렸고,

한때는 뭔지 모를 자부심에,

또 한때는 X세대이기에 다른 친구들의 뭔지 모를 트랜드를 따라가야 하나 싶었고,

잘못한 뭔가에 대해서 X세대의 성향중 하나라고

잘한 뭔가에 대해서도 X세대다운 특성이라 생각 지은적이 있다.


이런 표현은 X에 N을 대입하여도, Y를 대입해도 또한 S를 대입해도 마찬가지이다.

386,

486,

그리고 586세대-

누군가가 정의를 하고, 규정을 짓고 그들의 특성을 정해버렸다.


성향을 정함으로써- 다른 삶을 살았거나, 살 수 있는 다른 성향을 가진 나머지의 이후 행보까지도 규정해 버리는 것이다.

즉, 나이, 고향, 학력 그리고 과거의 일부 정보만으로도 성향을 규정하고 예측할 수 있다 생각하며-

그리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성향을 따라가게끔 만드는

'분류'하고 '정의'내림.

'분류'되고 '정의'되어짐.


집단에 속하지 않은 집단을 또다시 분류한 후-

정의하고, 새로운 집단에 소속 시킨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집단은 소속시킬 사람을 거르는 기준이 저런 방법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참 위험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도통 이해가 안가는 X세대.

내 행동을 이해 못할 586세대.

대화가 안통하는 486세대.

저러니 386... .


그렇게 층을 나눈다.

기득권을 가지게 되는 어느 층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다.


어떻게?

집단에 속하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그 자부심으로 인해 집단의 명분을 따르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고 집단에 충성할 수 있다.

명분에 반한 잘못을 하면 스스로 반성한다.


보이스카웃, 써클, 정당, 청년회, 절, 교회, 성당, 전우회, 향우회, 팀, 회사 ... ... ... 국가.


분류되고 정의 될때 질서를 찾을 수 있고,

그 질서를 기반으로- 알맞는 명분을 찾아내고, 내세울수 있고

소속된 요소들의 행동을 파악하거나 예측하거나 다루기가 쉬워진다.

그렇지 않으면,

다루어야 할 입장에선 혼돈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


"질서와 혼돈은 공존한다." - 액트 오브 밸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