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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컴퓨터 잘 하세요?


"무슨 일 하세요?"

IT업에 종사하면서 어느 정도 일을 했다 싶은 분들 중 저 질문에 머뭇거림 없이, 쉽게 답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예전 어느 글에서 저 질문에 쉽게 답하는 사람은 진정한 개발자가 아니라더군요. 네... 한참 웃고 넘겼습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은 어떤가요?

"아... 컴공과 나오셨구나, 그럼 컴퓨터 잘 하시겠네요?"

솔직히 저는 이 질문에도 머뭇거려 집니다. 저 질문에 머뭇거림으로 해서 상대방의 눈에는 이렇게 비춰지는 것 같더군요.

'엥? 그럼 도대체 니가 할 줄 아는게 모냐?'

제가 하던 일에 대해 뭔가 모를 자신감과 매력으로 나름 충실히 이를 갈고 닦고 왔다 생각했는데 웬지 콱~ 막히는 순간입니다. 물론, 최근의 일입니다.
예전에는 저런 질문에 많은 의욕과 (정열과 패기와) 자부심이 넘치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자 했었지요.
"고집 세고 잘난척 성향이 다부진 공대생"을 만나면 정말 피곤하게 설명 들어야 되실겝니다.ㅋㅋ
여튼,
'당신에게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가 되었었겠죠.
(어떤 컴공과 사람들은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기 위해 PC에 대한 근황을 파악해 놓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자동차 엔진과 게임의 그것의 차이...
PC이외에도 다른 어떤 작은 기계에 소프트웨어가 산다라는 내용의 4차원스런 지루하고 좁고 답답스런(?) 동화를 이해시켜야 할지 모르고, 펜티엄이라는 칩과 포테이토 칩 외에 지구상에는 또 다른 칩이 존재한다를 자신의 시계를 분해하여 증명하는 수준에 도달할지 모릅니다.(설명에 능숙하지 않다면요.ㅋㅋ^^)

설명하기 어려울때는 그냥 컴퓨터 관련 일을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해서 오는 기대는 ...

컴퓨터를 잘 고칠 줄 아냐 ?
용산 상가에서 싸고 좋은 부품만 골라 PC를 조립할 줄 아냐 ? (용산에 니가 아는 사람이 많냐?)
윈도우 깔 줄 아냐?(-.-')

로 좁혀 지지요.ㅋ

컴공 출신의 IT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상당히 난감한 질문인 듯 합니다.
만약 저 모든 것을 못할 경우, 다른 것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을 해야할 터인데...
때론, 막대한 분량의 4차원 동화를 짧은 시간에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