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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그리고 그 다음은 ?


지금의 기술들이 사람의 욕구를 얼만큼 그리고 제대로 충족시켜 주고 있을까?

-- 첫째, 지금은 뻔한 예상에 의한 욕구가 언제나 기술보다 앞서고 있다.

즉, 인터넷의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랐으면 하는 간단한 욕구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A. 너무 오래전 옛날얘기는 건너뛰고 PC가 어느정도 일반화되어 가던 시절- 즉, 일반 사용자도 PC를 사용하게 되었던 시절에 - 정보기기라는 것들은 단순히 시커먼 모니터에 간결한 정보만 보여주는 수준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주었다.

B. 삐삐가 일반화되어 갈때도 단순한 비프음과 숫자정보만으로도 그것은 나름대로 사용자에게 간결하고도 충분한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 언제부턴가-
사용자의 요구와 기술의 발전은 점점 가속화되었고 그 수준은 역전되었다.

전화선을 이용한 데이타 전송 속도와 화면은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후 인터넷이 어느정도 그 갈증을 해소시켜주려했지만, 그와 함께 사용자의 요구는 간단한 텍스트에서 질높은 이미지로 - 양이 큰 동영상수준으로 크게 뛰어넘어갔고, 정보의 수용능력을 더욱 많이 요구하게 되었다.

개인이 1~20메가 바이트의 하드디스크만으로도 원만하게 가공할 수 있던 정보는 1~20기가 바이트로도 모자라게 되었으며, 초당 0.2 바이트 이하로 흐르던 데이타 속도는 1메가 바이트가 가까워져도 만족되지 않는다.

악착같이 찾아내어 20원을 넣고도 3분을 채우기 힘든 간결 정확한 통화를 하던 공중전화에 대한 불편은 이제, 수시로 걸면서도 대책없이 많게 나온다고 느껴지는 핸드폰 요금에 대한 불만과 부가서비스에 관한 기타의 것들에 대한 욕구로 넘어갔다.

정보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게 되면서 사용자의 최신정보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지고 그에 대한 응답을 처리하기 위한 데이타 서버의 능력도 만족 스럽지 않다.


-- 둘째, 기술은 그렇게 급박하게 사용자의 요구를 하나씩 맞추어가며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맞추어가며 발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무시한채 일부계층만을 위해 혼자서 가고 있다.

대부분의 이가 특정시기에 특정정보를 필요로 하게되는 때- 열차표의 예매, 자격증이나 신입사원 합격자 정보, 그리고 어떤 핫-이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사이트는 그때마다 항상 버벅대고 있으며, 처리를 위한 관련 프로그램들은 그때마다 버그 투성이다.

멀티태스킹이 된다지만, 무언가 무겁고 큰 데이타를 동시에 처리하려고 하면 언제나 버벅대고 말썽이 나는 잡다한 프로그램들... 그리고 그렇게 대책없이 설치했던 분류 힘든 수많은 용도 모를 관련 프로그램들... .

그래- 그렇게 편리하기 위해 편리하게 만들려고 했던 기술에 대한 욕구는 아이러니 하게도 좀 더 복잡하고 조잡하면서 난해한 사용법을 가진 기능들만을 늘어나게 했다.

PC를 전혀 모르는 어른이 그것을 이용해 MP3 음악을 들으려면 - 수시로 A/S센터 직원을 불러 출장비를 대줄 담큰 사람이 아니라면 - 라디오를 켜서 원하는 음악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만큼의 인내심을 똑같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즉, 즐겨듣는 음악을 PC로 들어보려 하는 당신의 부모에게 과연, 당신은 웹에서 그 음악을 찾아 다운받아 듣는 방법을 얼마만에 부모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부모와 떨어져 사는 당신은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파란화면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하는 그들에게 다시 음악을 듣도록 하기 위한 설명을 또 어떻게 해줄 것인가?

지금 심각한 문제는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급속한 발전으로 해서 생겨나는 얼렁뚱당으로 만든 문제투성이의 제품들이다.

현재의 최첨단 정보기기나 관련 제품들은 공학을 전공했거나 치밀하게 공학을 전공한 기술자를 가까이 둔 사람에게 맞추어져 나오는 것 같기만 하다.

인터넷은 연령과 계층을 뛰어넘어 모든이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데서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연결


하지만, 정작 기술은 연령과 계층을 더욱 확고히 나누고 있으며, 골고루 공유하고 있다는 환상만을 심어주고 있다.

자신의 손에 주어진 휴대폰의 수백가지 기능 중 단지 전화를 걸고 받는 기능외의 사용은 겁이나서 엄두도 못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다.
그는 최신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부담스럽게 복잡한 전화요금에 대한 공포와 언제 말없이 꺼질지 모를 휴대폰의 베터리 수명, 그리고 약간의 충격에 깨어질까 두려운 애물단지를 안고 있게 되었다.

다시말하지만, 지금의 기술들은 환상이다. 몇십년후, 몇백년후에 인류가 화성에서 자원을 캐내며 살 수 있는 때를 쳐다보며 또 한번 산업혁명때와는 규모가 다른 수많은 종류의 계층을 만들어 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간에 거리를 만들어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