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자서꿍시렁

닭둘기가 날면..


얼마전 오랜만에 귀환했던 울집구석...

스물다섯층되는 어파트먼트의 스물두번째 플루어 복도구석에 있는

울집구석 대문으로 여느때와 다름없이 꽉막힌 코에 새끼손가락을

꽂고는 스스럼없이 걸어갔쥐... .

그러나 이게 우웨엔일?

집앞에 임시로 놓아둔 화분위에 비둘기 한넘이 능청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돠.

가만히 보뉘 주위에 이넘 또옹~ 도 널려 있돠.

눈치를 줘도 날아가지 않는돠.

다쳤나??

비둘기 고기는 맛없다는 소문을 들은 경험이 있기에

우선 내버려두고 집구석에 들어갔돠.

"엄마, 집 대문앞에 비둘기가 뒷간 차려놨네..."

"내가 가끔 먹어라고 쌀좀 뿌려놨더니 매일 날아오더라."

"허걱... 쟤 소문내면 어쩔려고?"

순간 부산역앞에 바퀴벌레때마냥 널러붙어있는 닭둘기때들이

연상되기 시작한돠...어갸갸...

다음날 집을 나설때 이넘 놀랠까봐 조용히 문열고 복도도 조심히

걸어나와야 했돠.(이젠 비둘기 눈치도 보면서 산돠...ㅠ.ㅠ)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다시 집으로의 귀환길...

그때 그넘 여전히 능청스럽게 쳐다보고 있을줄 알았는데...

이건 또 우웨에엔 일?

화분위에 주홍빛을 띄는 알이 놓여져 있눼... .

출출하던차에 잘 되었돠 싶었다만(^^;)

입가심도 안될것 같은 크기 덕분에 참았돠... .

자식들 보다 울집 강아지 두마리와 동물들을 더

아끼는 울엄마...(-.-;;)

조그마한 박스를 세워 화분에 덮어 놓아준돠... .

그리고 또 며칠후...

이넘(이젠 '이뇬'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꾼...^^)

알을 하나 더 낳아 놓았더라...ㅡ.ㅡ

이새대가리는 쇠대가리인가?

내가 지나가면 알은 그냥 두고 저만치 날아가 앉아서는

그표정 그대로 나를 째려본돠... .

짜씩... 건들면 덤비겠다는 폼인데... .

그렇게 갈곳이 없었나?

이젠 불쌍하게 느껴진돠... .

그러면서 흑백뮤지~익 비됴 감상하듯

머리속에 초딩시절 추억이 생각나는데... .

매미, 거미, 개미, 나비, 나방, 가재,

플라나리아(이거 구분 안되서 거머리 잡은적 있었돠...ㅡ.ㅡ),

잠자리 ... 기타등등...

그 여러넘들이 때되면 무성하게 상주해 있던 학교 뒷산...

방학숙제로 곤충채집 한다는 핑계 대고는

그렇게 그넘들 잡으러 놀러 다녔던 곳...

이젠 그 산 대부분이 밀어지고 아파트 단지가 내려앉았돠.

그넘들 다 어디갔을까...

그넘들 걱정은 둘째 치고라도 이뇬(비둘기)은 잘만 짱박히면

어디든 게길수 있는 텃새이건만...

이젠 언제 잡혀 먹힐지 모르는 인간의 소굴앞에

둥지를 터는 신세가 되었눼... ... .

불안한건 머쟎아 이넘때문에 소문나서

비둘기, 참새, 매, 독수리(-.-;), 꿩같은 넘들도

짱박히러 오는건 아닐런지...(^.^; 음식 날아오네...)

또하나 걱정되는게 있는데....

비둘기 이넘들도 '연어'나 '기러기' 처럼

귀소본능 있는건 아니겠쥐?

아무튼 알에서 깨어난 비둘기가 날때쯤

우리집 강아지들 단속에 주의를 기울여야 겠돠...

내가 보기엔 '한입'거리도 안될것 같다만...

적어도 '사람'들중 믿어도 되는 종류도

있다는걸 그뇬 새끼들에게 보여주고잡눼...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집구석 주인장 홈의 자유게시판에 썼던 글을 퍼옴 - 원래 작성일 - (2001/03/17,1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