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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자격을 만들까?
    혼자서꿍시렁 2019.02.15 14:34

    '전문가'라는 단어에 자주 갸우뚱 해지는 요즘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전문가가 되는지, 또 그 자격은 어떻게 얻게 되는지를 유심히 신경 쓰게 되더군요.

    어떤 분야의 자격증을 따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인지, 해당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면 전문가인지 또는 논문이나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전문가가 되는 것일까요? 특히나 자격증은 자격증을 부여하는 조직의 관점에서 '전문가'이지 다른 집단에서까지 전문가가 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한국의 운전면허증이 타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https://www.huffingtonpost.kr/2015/08/29/story_n_8057708.html
    * 나름, 국가가 인정하고 부여한 저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운전하려는 친구의 차 옆자리에 당신은 마음 편히 앉을 수 있을까요?


    이미 많은 경험자 분들이 계실 겁니다. 즉, 회사에서 인재를 면접 볼 때 면접자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해서 100% 합격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물론, 국가가 정해놓은 자격증이 있어야지만 일을 맡을 수 있도록 강제하는 업종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을 예로 든 것처럼 일을 맡을 수 있는 자격을 누군가가 부여하는 것이지 그가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쯤에서 다시 '전문가'라는 게 무엇인지를 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지금, 자전거를 전혀 탈 줄 모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시점에서 당신에게 '자전거 타기'의 전문가는 누가 될 수 있을까요? 자전거를 만드는 사람? 두 발 자전거가 존재할 수 있는 관성의 법칙 등을 설명할 물리학자? 사이클 선수?
    제가 보기에는 자전거 안장에 앉는 방법부터 귀엽게(보기 좋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초등학생 유튜버가 딱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여러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 주는 유튜버들 중에서 당신이 정말로 땅에서 두발을 떼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만들 장본인이 바로 '전문가'가 아닐까요?
    즉, 누군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을 스스로 쌓으면서 그 방법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는 저 초등학생 유튜버가 지금 시점에서는 가장 전문가 다운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처럼 전문가가 되는 새로운 방법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트렌드에 의해 이 방법이 좀 더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전문가를 양산함과 동시에 그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잘 유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어떤 분야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때부터 차근하게 알게 되어 가는 것들과 노하우를 익혀가며 '과정'을 알리는 방법입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를 각종 '공유' 플랫폼에서 묻고, 공유하고, 어떻게 알아냈고, 어떻게 이해했거나 해결했는지 '발자취'를 끊임없이 남기며 정보를 '잘' 공유할 줄 아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초보 입장에서의 이해를 잘 풀어줍니다.

    그야말로 '공유' 플랫폼과 철학이 유행하는 요즘에, 그들을 잘 활용하는 이들이야 말로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가 아닐까요?

    느닷없이 자격증이나 각종 학위를 들이밀며 '내가 국가(나 KBS?)가 인정한 자전거 전문가다'라고 하면서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는 철학과 방법으로 이륜 자전거의 역사나 바퀴가 무엇인지, 5단 기어의 원리부터 가르치려 하는 (소위) '전문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조엘 슈마허만큼 운전을 잘할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찬가지로 '2종 보통' 면허를 가진 사람이 '조엘 슈마허' 보다 운전을 잘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결국 '전문가'라는 말은, 제삼자가 부여한 것입니다. 제삼자가 그에게 부여한 '자격'이지, 원하거나 바라는 정보를 나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해당 분야의 자격증 할아버지를 지니고 있어도 나에게는 전문가가 아닌 셈입니다.

    반대로 저 사람은 내가 필요로 하는 어떤 정보나 철학이나 기술 또는 경험을 잘 전달해 줄 수 있지만 다른 이 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정 집단에 대해서, 회사에 대해서, 여러 다른 입장에서 어떤 분야에 있는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똑같을 겁니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즉, 상황과 입장에 따라 필요로 하는 것이 엄청나게 다른 시대라는 말도 됩니다. 이에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농담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큰 비용의 지불이 가능한 수요자 몇몇만 있더라도) 모 드라마에서처럼 단 몇 사람을 위한 다양한 교육자 집단이 구성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나 지식을 내가 바라는 형태로 알려주고 있거나 또는, 그렇게 알려줄 수 있다고 믿음직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대상을 저는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산골 깊숙한 곳에 은둔해 있는 고수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옛날 방식의 전문가 이야기입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중요하고 또 공유가 원활한 시대에 전혀 신호를 내고 있지 않는 '고수'가 있다면, 그가 정말로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인지, 전문가인지, '고수'인지를 어떻게 믿고 산골 깊숙한 곳까지 그를 찾아갈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코딩을 공부하고 싶거나 또는, 양자역학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다면, 그 둘의 시작을 잘할 수 있게 설명을 풀어놓은 유명 블로거나 유튜버가 올려놓은 콘텐츠를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그 블로그로부터 이해를 얻었다면, 그 블로거가 초등학생 또는 대학생 또또는 교수이거나, 어느 해외 유명 대학의 구내식당 서버이건 간에 '전문가'가 되는 게 요즘 시대의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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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이 집구석 주인장의 브런치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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