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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기회

세상 모든 기회들의 양이 줄어들고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흙, 금수저에 의한 갈림의 폭이 지나치게 크게 느껴지는 때이기에 '부'를 위한 기회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생각하거나 기존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아직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적어진 게 아니라 동일하거나 혹은, 더 생겨나고 있다고 말입니다. 수십 년 전에 스마트폰을 생각해내지 못해서, 구글 검색엔진, 한메일이나 카카오톡 서비스를 떠올리지 못해서 지금의 시대에 당연한 것처럼 존재하는 그 서비스들 외에 다른 아이디어들이 안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한 오산입니다. 그들이 그들의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또 다른 서비스를 결합해 가며 새로운 걸음을 내 디딜 때마다 당연스럽게만 느끼고 또 하나의 기회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그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보통, 새로운 생각들은 늘 드러나지 않고 머무르거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개인의 생각들이 쉽게 공유되고 전달되는 세상이라 하지만 너무나 그 양이 많아서 절실하게 어떤 생각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수안에 들지 않는다면 결국 세상에 없는 생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에 분명하게 존재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서비스나 상품들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기회의 틈은 없어 보이고 모든 기술들이 알차게 엮여있거나 필요한 만큼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한주 전, 한 달 전 혹은, 거진 수십 년 전의 사람들에게 세상의 기회는 많아 보였을까요? 일상생활에서, 이런저런 장소에서 지금의 세상에 없는 불편과 아쉬움을 수시로 찾아내며 지금 존재하고 발명된 것들에 대한 기회를 떠올렸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개봉해서 히트를 쳤던 영화가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1990년에 개봉한 '볼륨을 높여라'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이 말은 개봉한 때에 이 영화를 봤던 나이라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물론,  몇 년 후에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봤고 그 당시 세상에 있기는 했습니다만...... 삐질... ;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인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주연입니다.)



출처: 영화 볼륨을 높여라 (1990, Pump Up the Volume)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얌전한 고등학생이 해적방송을 통해 또래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만드는 일탈이 아슬아슬한 재미를 줍니다. 사회적 합의에 의한 '성인'이 되기 전에 겪는 불안감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나 자리가 세상에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잘 표현한 수작이라고나 할까요?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의 일부를 아래에 옮겨 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요. 다 이룩해 놓았으니까요.

...

좋은것들은 다 발명이 되었어요. 희망도 없고 기대도 없는 이런 세상에서 살맛이 날까요?


네, 26년 전의 누군가에게도 세상에 새로운 기회는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 영화속 주인공들의 미래에 있는 당신은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고.


저는 믿습니다. 또다시 26년이 지난 후의 인류에게도 지금과는 분명하게 다른 기회들이 더 많이 존재하거나 주어질 거라고 말입니다.

+ 하지만, 기회라는 것은 선택과 직결됩니다. 어떤 기회를 어떤 선택으로 만들어 나갈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선택들을 이어나갈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잘못된 선택'에 관한 시리즈는 아래 글들에서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 IoT, 대화, 사람 그리고 위험

- 기술이 효율만을 취해서는 안될때